2013년 2월 24일 일요일

문 라이즈 킹덤

이제 거의 내려갈 거 같은 영화 문라이즈 킹덤을 봤습니다. 작고 귀여운 영화에요. 

사운드나 음악 이야기를 하기는 좀 그렇고요, 어떤 블로그에서 앙상블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한 거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크레딧 올라갈 때에 나오는 악기 이름들 설명하고 차례로 더해져서 한 곡이 되는 음악이 인상적입니다. 

출연한 배우들이 쟁쟁하네요..



2013년 2월 17일 일요일

항동철길..

저는 어렸을 때 구로구 오류동이라는 곳에서 살았습니다. 제가 살던 집 뒤의 낮은 산을 넘어가면 궁동이라는 동네가 있었고 거기서 저수지에서 우럭을 잡거나 논에서 개구리를 잡고 놀곤 했었지요.

좀 더 가면 온수동이라는 곳에 국내 유일의 럭비구장이 있었어요. 거기서 럭비를 보는 아버지를 따라가선 라면이나 한 그릇 얻어먹고 온 일도 있었고, 제 기억에 그 때 궁동 일대는 죄다 논밭에 철길이 있었습니다.

항동철길은 궁동옆에 있는 곳인데, 제가 궁동이라고 기억했던 곳이 이 곳이더군요. 꽃 피고 이럴 때 가면 좋다는데, 날이 영상으로 올라갔지만 곳곳에 잔설이 남아있는 오늘 다녀왔습니다.


















 사실 소문만큼 볼 거리가 있는 동네는 아닙니다만, 전북 군산의 집 사이로 난 철길과는 좀 다른 느낌이에요.  저 개인적으론 어렸을 때 동네 산에서 이 맘때 마른 풀에 불 지르고 다니면서 본 너머의 산들이 기억이 나서 좀 묘했습니다. 길은 사이사이에 곧게 났어도 그 산들은 여전히 있긴 있더군요.

2013년 2월 3일 일요일

2013 0203 동대문에 갔다가..

오후가 되면서 눈이 내렸습니다.




Mama..


저는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무섭게 만들려는 의도가 무서워서요..ㅎ

내심 베를린을 보고 싶었지만 다들 칭찬일색이라 뭐 잘 나왔겠거니하고 곧 내려갈 것 같은 이 영화를 보자는 지인의 말에 동의하고서 봤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잘 만든 영화입니다. 사운드는 딱히 특별히 디자인된 이펙트들을 많이 쓴다거나 하지는 않았고 그나마 있는 것들도 평범한 수준입니다만, 별거 아닌 카메라 트릭, 예컨데 패닝을 하기 전과 후의 카메라 동선에 인물을 배치하거나 빼는 방법, 거기에 더해지는 약간의 임팩트 사운드, 이런 장치가 배치되는 전후 관계가 예상을 깨고 들어와서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것, 그래서 그 '약간의 임팩트 사운드'가 효과적으로 먹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런 '깨고 들어오는 호흡, 리듬'을 잘 구사한 영화라는 말씀이지요.

한국공포영화 중에서 이런 방식을 잘 구사한 영화는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고괴담' 1편에서의 유명한 '말도 안되는 점프컷'의 연속 정도 있으려나요.

영화의 후반부에 '마마'의 본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부분부터 힘이 좀 빠지는데 그래도 전 무섭더군요.

음악은 제 판단으론 좀 과한 감이 있습니다. 후반부에 '마마'의 정서와 작은 엄마가 되는 여주인공의 정서가 공통적으로 '모성'이 되는지라 거기에 포커스를 두느라 그랬던 거 같은데 너무 감동을 주려고 스케일을 크게 벌린 거 같아요. 공포영화는 어쨌든 마이너한 장르라서 오케스트라가 정식으로 동원되면 오히려 좀 식상해지는 감이 있습니다. 자장가소리를 모티브로 한 독특한 악기음 하나 정도 중간중간 들여보냈다 빼는 식이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하지만 그거야 어디까지나 '쉽게 보는 사람의 입장'인 고로 그냥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이 유튜브에 3분 가량의 단편을 올린 걸 델 토로 감독이 보고 픽업해서 제작을 했다고 하는 제작일화가 부러워요. 메이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독립이나 저예산의 영역을 훑으면서 스스로도 아이디어를 얻거나 인물들을 스카웃하거나 하는 자세가 있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우리 나라도 영화제 같은 곳에서 입상하면 제작자들이 데려가서 데뷔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만, 그 영화제라는 곳도 인력과 장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영화학교를 백그라운드로 가지는 사람이 아니면 도전하기가 쉽지는 않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