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6일 일요일

에브리데이..

압구정 무비꼴라쥬에서 봤습니다. 어떤 영화인지 사전정보는 없었고, 그냥 감독과 음악감독을 보고 봤지요.

심플하게, 남편이 감옥에 있는 수 년동안 아이들과 생활하는 어머니와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연출적으로 이렇다할 감정을 드러낼만한 이벤트는 그리 많지 않고, 마치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듯하게 흘러갑니다. 그렇다고 다큐처럼 풀사이즈로만 가는 것은 아니고 카메라가 상당히 가깝게 들어가서, 3자의 시선으로 막연히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마치 말없는 가족 중의 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는 거리감을 가지게 만들어요. 인물들의 감정을 드러내는 연출씬은 없지만 눈빛이나 표정을 잡아서 보여주는 컷들 몇 개로 충분히 전달을 합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하겠지요.

음악은 미니멀음악을 하는 마이클 니만의 음악 하나를 줄창 반복합니다. 내용이 다큐적인 내용임에 반해서 음악이 들어가고 빠지는 부분들의 인서트들은 풍경이 참 예뻐요. 우중충한 영국 시골의 날씨가 저런 거구나, 왜 이 사람들이 해만 나면 웃통 벗고 옥상에 올라가는지 알겠네하는 생각도 들고요. 

전 영화를 예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기술과 자본의 집적물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삶의 단면을 보여주고 환기를 시킨다는 '예술'의 기능을 생각하면, 이 영화는 좋은 예술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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